‘약’보다 ‘올바른 식습관’  ④ 어떻게 먹어야 건강할까

이의현 기자 2024-04-16 07:54:38

아무리 좋은 식재료라도 조리 과정에서 몸에 좋은 성분이 빠져 나가면 건강에 도움이 안된다.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아침과 점심, 저녁의 균형 있는 식사가 영양과 건강의 지름길이다.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은 영양과 건강을 가져다 주는 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정리해 본다.

◇ 음식도 온도가 중요하다
고기나 생선을 조리할 때 온도가 대단히 중요하다. 100도 이상 고온 조리할 경우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이 만들어진다. 특히 높은 온도의 불꽃과 직접 접촉할 경우 벤조피렌이라는 발암물질까지 배출될 수 있다. 따라서 고기나 생선은 삶거나 쪄서 먹는 저온 조리가 몸에 좋다. 

불가피하게 고온 조리를 하더라도 조리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직화로 고기를 굽기 보다는 프라이팬을 사용해 불꽃이 직접 닿지 않게 하고, 불판이 달궈진 후에 굽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기를 태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몸에 좋은 채소 역시 볶거나 튀기는데 주의하는 것이 좋다. 채소의 영양소를 가장 덜 빼앗기는 조리법은 수증기를 이용해 찌서 먹는 것이다. 삶거나 데쳐 먹어도 질산염 같은 독성물질이 물로 빠져 나가 건강에 해가 적다. 

소금에 절여서 먹는 것은 최악이다. 염장 채소는 혈압을 높여 심혈관질환을 일으키거나 골다공증 위험을 높인다. 비만의 위험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소금에 절여 만드는 김치도 가능하면 하루 두 세 접시 이내로만 먹고, 젓갈이나 장아찌, 게장 같은 음식도 가능한 피하는 것이 몸에 좋다. 주부들이 요리에 많이 활용하는 매실청이나 도라지청 같은 청류는 설탕이 과하게 들어있는 만큼, 과도한 섭취는 금물이다. 

◇ 아침-점심-저녁 균형 있는 식사
아침을 거르는 현대인들이 많다. 영양학회 등에서 권장하는 아침, 점심, 저녁의 배분은 1:1:1이다. 하지만 대부분 지켜지기 어렵다. 박현아 상계백병원 교수는 이 비율을 0.7:1:1 정도로 유지할 것을 권한다. 부족한 양은 식사 사이 사이에 보충하면 된다고 한다. 

그는 아침을 굶을 경우 심하면 하루 중 섭취하는 음식의 절반 이상을 저녁 식사 후, 해 지고 넌 후에 먹는 ‘야간식이증후군’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일하는 낮에는 칼로리와 영양소가 공급되지 않아 지치고, 쉬어야 할 저녁과 밤에 오히려 위와 장이 과로하게 된다는 것이다.

식사 때 순서도 중요하다. 가능하면 밥보다 반찬, 특히 채소 반찬을 먼저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탄수화물이 많은 밥을 먼저 빨리 먹으면 혈당과 인슐린이 빨리 많이 올라가게 된다.

탄수화물이 적고 소화가 느린 달걀프라이나 시금치를 먼저 먹고 밥을 나중에 먹으면 혈당도 천천히 오르고 밥의 양도 줄어든다. 반찬을 먼저 먹는 이런 식사법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식사 시간이 취소한 20분 정도는 되어야 한다. 

◇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나눠서, 그리고 천천히
미국 심장학회가 끼니를 어떻게 나눠 먹는 것이 좋을지에 관해 잠정 결론을 낸 것이 있다. 첫째, 한 두번에 걸쳐 많이 먹기 보다는 적정량을 자주 먹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아침이 하루 중 가장 중요한 끼니라는 것이다. 긴 공복 상태를 벗어나려면 기상 후 한 두 시간에 안에 아침을 먹는 게 좋다고 한다. 셋째는 규칙적인 식사다. 불규칙한 식사가 과식을 부른다는 얘기다. 

한국인의 90%가 채 15분이 넘기 전에 식사를 마친다고 한다. 과반수는 10분 안에 끝낸다고 한다. 이런 ‘광속 식습관’은 소화기관에 당연히 부담을 주어 위장 장애를 부를 수 있다. 그리고 빨리 먹으면 많이 먹게 된다.

천천히 먹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최소한 20분 동안 식사를 하면서, 한 번에 20회씩 씹는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먹고 난 후가 더 중요할 수도
밥을 먹는다는 것은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음식을 섭취한 후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에너지는 혈당을 높이고 지방으로 바뀌어 몸 속 곳곳에 쌓이게 된다.

그런 점에서 가장 나쁜 습관은 ‘먹고나서 바로 눕기’다. 움직임 부족으로 내장지방이 쌓이고,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당연히 충분한 휴식이나 편안한 취침이 방해받는다.

음식물이 소화기관에서 제대로 소화되려면 젊은 사람이라도 최소 두 시간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나이 든 사람들은 더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젊은 사람은 저녁 9시 전에, 나이 든 사람은 저녁 8시 전에 마지막 식사나 간식을 마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중론이다. 식사 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짧은 거리 편하게 걷기 등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참고도서> 
박현아 상계백병원 교수 ‘식습관 상담소(2024, 위즈덤하우스)
류은정 완전해덕연구소 소장 ‘완전 소화’(2024, 다산북스)
정해원 서울아산병원 교수 ‘느리게 나이드는 습관(2023, 한빛라이프)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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