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특강] 세브란스 신경과 주민경 교수 '위험한 두통' 신호 바로 감별하는 법'

이의현 기자 2024-05-21 07:37:01

나이가 들수록 두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두통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지만, 정작 병원을 찾는 대부분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가 <세브란스 소식>을 통해 전한 두통 감별법과 대처법을 소개한다.   


두통은 ‘머리가 아픈 것’이다. 다른 정의가 없다. 국제두통질환분류에 의하면 두통의 종류는 250개가 넘는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두통의 98%는 특별한 원인이 없다. 사진을 찍어보아도 별 이상이 없다. 이런 것 들을 ‘원발두통’이라고 한다.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 군발 두통. 찌름 두통 같은 1차 두통으로 나뉘게 된다. 이런 것 들은 증상을 가지고 진단을 해야 한다.

편두통이 있다고 하면 크게 네 가지 현상으로 진단을 하게 된다. 첫째, 유사한 증상의 두통이 5번 이상 있어야 한다. 둘째, 4~72시간 동안 지속되어야 한다. 셋째, 한쪽 머리가 아프다거나 욱신거리고, 심장이 뛰듯 박동성이 느껴지고, 중증도 또는 심한 강도의 통증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두통이 있을 때 움직이면 더 머리가 아플 수 있다. 이 네 가지 중에 두 가지 이상이 있으면 ‘두통 특성’이라고 한다.

편두통의 특징 가운데 ‘동반증상’이라는 것이 있다. 속이 미식거리거나 토하거나 혹은 두통이 있을 때 밝은 빛이 싫거나 시끄러운 소리가 싫은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편두통 진단을 하게 된다.

증상으로 진단을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데, 그 가운데 제일 중요한 것이 ‘벼락 두통’이다. 1분 이내에 심한 두통을 갑자기 시작하는 것이다. 병원에 오는 환자의 98%는 정상이지만, 이런 경우에는 20% 정도가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50세 이후에 새로 생긴 두통도 주의해야 한다. 병원에 오는 환자의 대부분을 자지하는 원발 두통은 50세 이후에 새로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빨리 병원으로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운동할 때 생기는 두통도 있다. 운동을 할 때 두통이 생기면 뇌압이 변하게 된다. 그 다음에 기침이나 막 힘을 주거나 할 때 갑자기 꽝 하거나 더 심해지는 두통이 있어도 병원에 와야 한다. 눕거나 일어설 때 두통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경우 ‘기립성 두통’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뇌압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원인에 의한 두통인지 감별해야 하므로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오래된 병은 사실 죽을 병이 아니다. 환자들이 오래 아팠는데 큰 변화가 없다면 대부분 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반대로, 최근에 심한 두통, 전과 다르게 생긴 두통,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 등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두통을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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