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가이드] 현명한 퇴직연금 수령 전략 & ‘4% 룰’

이의현 기자 2023-05-03 15:13:56
이른 은퇴가 늘면서 안정적인 노후생활 플랜을 짜는 데도 바상이 걸렸다. 국민연금을 받기 전 ‘소득공백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지나느냐가  매우 중요해 졌다. 퇴직연금으로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지만, 은퇴 전에 미리 구체적인 전략을 짜놓지 않으면 은퇴 후 낭패를 볼 수 있다. 꼼꼼한 연금수령 전략과 함께 이른바 ‘노후 파산을 막아줄 4% 룰’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퇴직금, 연금형 원하지만 대부분 일시불로 수령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2022년 중산층 서베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의 73.1%는 은퇴하는 시점에 은퇴자산을 연금으로 수령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2021년 만55세 이상 퇴직연금을 개시한 계좌 39만 7270좌 가운데 연금으로 수령한 비중은 4.3%에 불과했다. 대부분 은퇴자들이 일시금으로 퇴직연금을 수령했다는 얘기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9조 3000억 원 가운데 34.3%인 3조 2000억 원이 연금으로 지급되었다. 대체로 퇴직연금 적립금액이 작으면 일시금을, 많으면 연금 수령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평균 은퇴 시기를 55세로 본다면,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 65세까지 10년 정도 소득공백기가 불가피하다. 그 동안 다른 직업을 얻어 수익을 내면 그나마 괜찮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매월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 놓아야 안전하다. 그 가장 대표적인 것이 퇴직연금이다. 퇴직연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굴리느냐에 사실상 노후 안정이 담보된다고 할 수 있다.

◇ 퇴직연금 수령의 다섯 가지 원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퇴직연금 수령의 5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는 절세다. 퇴직연금 세제 혜택을 누리려면 기존 퇴직연금을 IRP에 이체하고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의 30% 절세효과가 난다. 고액 퇴직연금이 예상되거나 과거 중간정산으로 계속 근로기간이 짧은 은퇴자는 일시금 수령 시 높은 퇴직소득세율이 적용 될 수 있어 연금수령을 선택하는 것이 절세에 훨씬 더 유리하다.

다음은 연간 연금수령한도 이내로 수령하는 것이다. 그래야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세로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 연금소득세의 경우 퇴직금은 퇴직소득세의 70%, 세액공제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은 연령별 5.5~3.3%로 절세효과가 있다. 세 번째는 재무적 상황에 맞는 지급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노후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원한다면 정기연금 서비스가 좋다. 연금수령 방식은 기간지정형, 금액지정형, 연간 한도 내 수령형 등이 있다. 연금지급 방식은 연금개시 이후에도 변경이 가능하다.

네 번째는 연금 인출 순서와 세금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IRP계좌는 자금의 원천에 따라 인출 순서와 세금이 달리 부과되기 때문이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개인부담금액이 가장 먼저 비과세로 인출되고 이어 퇴직 소득DC계좌의 퇴직 전 운용수익, 그 다음으로 근로기간 동안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개인이 부담한 금액과 운용수익이 된다. 

연령별로 세율도 달리 적용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만 55세부터 69세까지는 5.5%, 만 70세부터 79세까지는 4.4%, 만 80세 이상부터는  3.3%의 세율이 적용된다. 연간 1200만 원을 초과해 인출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초과 금액 뿐만 아니라 연금수령액 전체에 대해 종합과세되는 것이니 부담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 노후 파산을 막아주는 4% Rule을 적용하라
미국 같은 연금 선진국에서는 노후자산 인출 때 4%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다. 주식과 국채에 절반 씩 투자한 후 최초 노후자산에서 4%를 인출하고 이후 직전연도 인출 금액에 물가상승분을 더해 매년 인출하는 방식이다. 이 룰을 지키면, 최악의 경우라도 30년 동안 노후자산이 고갈되지 않는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100세시대연구소 측은 “노후자산을 다양한 유형의 인컴 자산들에 배분하고 총 금액의 약 4% 정도 인컴이 발생하게 만들면 노후자산의 사용기간을 더 길게 가져갈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물가상승분도 고려 대상이지만,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소비를 줄이기 때문에 이 둘을 상쇄한다고 가정하면 4%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인출금액을 4% 이하로 낮추면 노후자산 사용기간도 당연히 더 길어진다. 하지만 개인별로 예상 수명이나 예상 연금 수령금액, 적립한 노후자산 규모가 각기 다르다는 것도 고려하는 게 좋다. 때문에 인출 비율은 개인별 노후 준비 수준에 맞춰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