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가이드] 7월 실제 적용되는 ‘디폴트 옵션’ 제대로 알기

이의현 기자 2023-05-09 12:23:34
시행 유예기간을 거쳐 이제 올해 7월 12일부터는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완전 의무화된다. 디폴트 옵션이란 DC(확정기여)형 퇴직금 가입자가 특별히 운용 지시를 않더라도 금융회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연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들을 위한 제도이다. 디폴트 옵션의 내용과 구체적인 운용 방법을 일문일답식으로 알아본다.


-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보완해 다소나마 노후 소득 확충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라고 보면 된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적립액과 수익률, 운용 현황 등을 매 분기 홈 페이지에 게시해 왔지만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올해 7월부터 시행키로 한 바 있다.”

- 퇴직연금 수익률이 매우 낮다. 왜 그런가.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5년 평균 수익률은 2%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최근의 높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수익률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특히 DC형이 심각하다. 가입자가 대부분 퇴직적립금을 원리금보장 상품에 맡기느라 수익률이 저조할 수 밖에 없었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며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음에도 리스크 우려 때문에 그렇지 않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다.”

- 누구든 디폴트 옵션에 가입할 수 있나.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안되고,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가능하다. DB형은 적립금 운용과 운용수익이 모두 회사의 몫이기 때문에 가입 대상이 아니다. 적립금을 모두 펀드로 운용 중인 가입자도 디폴트 옵션에 가입해야 한다. 적립금의 일부만 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원리금보장 상품으로 운용해도 가입 대상이다. ”

- 디폴트 옵션은 어떻게 가입하면 되나.
“운용사가 가입자의 투자 성향 등에 맞춰 퇴직연금을 운용해 주는 제도이니 만큼, 가입자의 의사 확인이 가장 먼저다. 3차례에 걸쳐 확인한다. 기존 상품의 만기일 전에 가입자에게 만기 상황을 미리 통보해 주고, 만기 후 4주가 지나도 가입자에게서 특별한 운용 지시가 없으면 디폴트 옵션 적용 사실을 가입자에게 다시 알린다. 이후로도 2주 동안 운용 지시가 없으면 가입자가 사전에 결정한 상품에 편입된다.”


- 사업자와 협의절차가 없는 IRP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IRP 가입자는 저축액을 세액공제 받고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 때 퇴직소득세를 최대 40%까지 덜 낸다. IRP에는 중간에 퇴직연금사업자가 가입자와 직접 협의한다. 이 때 사업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승인 받은 모든 상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는 2023년 7월 12일부터 모든 IRP 가입자가 디폴트 옵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디폴트옵션은 어떻게 운용되나.
“연금사업자가 제시하는 디폴트옵션 가운데 하나를 지정하면 된다. 우선, 원리금 보장형이 있다. 은행 예·적금과 보험사의 최저이율보중보험, 증권사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실적배당형도 있다. 은퇴 후 시점을 목표로 자동으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배분해 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 금융시장과 시장 전망 등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채권과 주식 등을 배분해 주는 밸런스드펀드(BF), 1년 미만의 안정적 단기수익을 추구하는 단기금융펀드(SVF), 사회기반시설(SOC) 펀드가 있다. 원리금 보장형과 실적배당형을 혼합한 포트폴리오도 가능하다. 다만, 실적배당형으로만 디폴트 옵션을 구성할 경우 TDF나 BF가 반드시 포함된다.”

- 디폴트 옵션은 원금 손실이나 투자 손실 리스크가 없나.
“실적배당형이 있기 때문에 투자손실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가입자가 원리금이 보장되는 유형을 선택했더라도 금리가 매 번 변하기 때문에 결과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원리금 보장상품도 위험자산을 100% 편입할 수 있어 리스크 우려가 있음에도 정부가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데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한 소수 상품만 선정되므로 손실과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분명하다.”

- 나중에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나.
“가능하다.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갈아탈 수도 있고, 예금 만기 전에 디폴트 옵션으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도해지 페널티만 감안하면 된다. 약정 이자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언제든 디폴트 옵션 적용 전에 운용사에 운용 지시를 할 수 있다. 만기 자금 중 일부에만 운용 지시할 수도 있는데 이 때는 나머지 금액에만 디폴트 옵션이 적용된다. 가입자가 원할 경우 만기 금액을 디폴트 옵션으로 운용하지 않고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할 수도 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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