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만성통증 우려되는 ‘대상포진’

이의현 기자 2023-05-03 17:07:54
‘대상포진’만큼 그 원인과 처방 법을 몰라 당혹하게 만드는 질환도 드물다. 수포가 올라오고 통증이 심하지만 막상 병원을 찾아도 뚜렷한 처방을 받기가 쉽지 않다. 김보미 윌스기념병원(수원) 뇌신경센터 원장에게서 대상포진의 증상과 대응 방법 등을 들어본다. 


- 대상포진은 단순 피부질환이 아닌가요.
“대상포진은 단순 피부질환이라기 보다는 신경이 손상되거나 신경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생기는 ‘신경병증성 통증’입니다. 때문에 감각 증상이나 운동 증상, 자율신경 변조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 대상포진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어릴 때 앓던 수두바이러스(대상포진바이러스)가 신경 주위에 무증상으로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을 따라 피부로 뚫고 나오면서 발생합니다. 주로 몸통에 나타나지만 신경이 있는 얼굴이나 팔, 다리 등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습니다. 고령자들이 자주 대상포진을 호소하는 것도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환자들이 상당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과로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젊은이들도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 여름철에 대상포진 환자가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 몇 년간의 통계를 보면 1년 중 7월과 8월에 대상포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여름철 무더위가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위로 규칙적인 운동이나 균형 잡힌 식사를 챙기기 힘들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또 열대야 탓에 밤에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데다 습한 날씨 탓에 쉽게 지치면서 면역력이 고갈되기도 합니다.”

- 대상포진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수포가 발생해야 대상포진으로 진단이 됩니다. 수포 발생 전에는 오한이나 발열, 메스꺼움 등의 현상이 나타납니다. 몸의 어느 한쪽의 통증이 심해지거나 반대로 감각 이상이 나타나고 1~3일 후 피부에 발진이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통증은 쿡쿡 쑤시는 느낌이나 칼로 베이거나 찌르는 듯한 느낌, 전기가 찌릿하는 느낌 등이 생기는데 극한의 통증 때문에 무척이나 괴로움을 호소하곤 합니다. 

-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면 대상포진으로 봐도 되는지요.
“붉은 반점으로 대상포진을 진단하기도 합니다. 신경을 따라 나타난 후 여러 개 물집이 무리를 지어 나타납니다. 수포는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다가 딱지로 변하기도 합니다. 물집이 터지면 피부나 점막의 표면이 손상되는 ‘궤양’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2주 정도 지나면 증상이 나아지지만 그 후라도 해당 부위에 통증이 남기도 합니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합니다.”

- 대상포진이 만성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대상포진 치료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합니다. 조기에 투약해야 효과가 좋습니다. 통증을 조절하려면 진통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미리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거나 대상포진 발생 초기(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 같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이 수 개월이 지났는데도 만성적인 통증이 지속되어 평상시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할 경우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까지 부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진통제로도 듣지 않을 경우 ‘신경차단술’ 등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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