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산후·갱년기 여성우울증

이의현 기자 2023-05-09 12:10:34
많은 산모들이 출산 후 크고 작은  산후 우울증에 시달린다. 그런데 뜻밖에도 여성의 우울증이 식사를 거르기 때문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관심을 끈다. 특히 점심을 거르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한다. 이동규 수원 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원장이 관련 내용을 들려준다.


- 정말로 식사를 거르면 우울증이 더 깊어지나요.
“신한대 식품영양학 김지명 교수팀이 지난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남녀 51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우울증 그룹(남자 59명, 여자 162명)과 정상 그룹(남자 2083명, 여자 2799명)으로 나눠 각각의 식습관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실직상태이거나 소득이 줄었거나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쁘거나 식품 안전성이 불량한 남녀에게 우울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혼자와 흡연자, 1인 가구의 유병률이 높았는데 특히 여성은 점심을 거르는 경우 유병률이 13.8%에 달했습니다. 점심을 주 2회 이하 먹는 여성은 주 5~7회 먹는 여성보다 우울증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 여성 우울증이 얼마나 심각한가요.
“매년 우울증으로 진료받는 환자는 여성이 50만 명을 조금 넘고, 남성은 25만 명 수준입니다.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20대와 30대 여성 환자의 증가율이 월등히 높아 문제입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전체 여성 우울증 환 증가율은 6.4%였는데 30대는 11%, 20대는 무려 27%에 달했습니다. 고용 불안과 함께 육아 및 가사로 인한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보입니다.”

- 여성 우울증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요.
“대표적인 것이 산후우울증이나 갱년기우울증입니다. 출산 후 85% 가량의 여성이 일시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10~20% 정도는 치료를 요하는 단계까지 진행된다고 보면 됩니다. 산후우울증은 엄마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족의 지지와 관심, 그리고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갱년기우울증은 폐경을 전후해 여성의 에스트로겐(난포호르몬)이 급격하게 감소해 생깁니다. 갱년기 이후의 내분비계 상태 변화는 대뇌의 전두엽과 기저핵에 산재된 신경세포군을 손상시킬 수 있어 우울증이 발생합니다.” 

- 우울증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여성의 우울증은 절대로 본인의 탓이 아닙니다. 생물학적, 사회적, 신체적, 심리적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발생하는 것입니다. 결코 본인의 의지가 약하거나 게을러서 나타나는 것이니 너무 자신의 탓만 하지 않길 바랍니다. 우울증상을 오래 가져가면 우울감을 더 키울 뿐입니다. 2주 이상 우울증상이 장기화되면 혼자 애쓰지 말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말하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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