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성형외과는 단번에, 외과·응급의학과는 10번 안팎씩 공고내도 충원 '까마득'

이의현 기자 2023-06-14 08:14:36


서울대병원 모집 11번만에 외과의사 채워… 응급의학과는 8번 모집에도 절반도 못 채워  

인기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역시 드라마 속 이야기일까. 외과와 응급의학과 지원 의사 지망생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가 어려운 반면 성형외과는 모집과 동시에 조기 마감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그것도 국내 최고 병원인 서울대의대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서울대병원으로부터 받아 발표한 ‘서울대의대 진료과별 전문의 지원 및 모집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병원 역시 인기 진료과목과 비인기 진료과목의 선호도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대는 지난해 외과 전문의 46명을 11차례에 걸쳐 모집 공고를 냈으나 매 번 목표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결국 11번째 사도 만에 당초 계획 인원보다 1명 더 많은 47명을 어렵게 확보했다. 작년 한해 이 병원에서 신청자가 모자라 10차례 이상 의사를 계속 채용한 진료과목은 외과가 유일했다. 

응급의학과는 사정이 더 심했다. 8차례나 모집공고를 내 24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11명에 불과했다. 결국 1명을 불합격시키고 10명을 채우는 데 그쳤다. 내과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모두 9차례나 공고를 낸 끝에 82명 모집 인원 가운데 72명을 합격시켰다. 인원이 부족함에도 지원자 가운데 3명은 불합격 처리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의료 전문가들은 진료과목을 선택하는 전공의 단계에서 외과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장시간, 그리고 불규칙한 진료에 노동 강도가 높아 구인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이른바 ‘비인기’ 진료과목으로 분류되는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역시 각각 5차례 씩 모집을 한 끝에 가까스로 목표 인원을 채웠다. 흉부외과의 경우 외과나 응급의학과와 같은 이유로 기피하는 것으로 보이며, 산부인과나 소아과는 저출산 추세에 미래 전망이 밝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지망 기파 진료과목과 달리 가장 인가가 높은 진료과목으로 꼽히는 성형외과는 모집 공고와 거의 동시에 신청이 마감되는 등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울대 의대의 경우 첫 모집 공고 후 추가 채용 없이 단 번에 목표인원을 채웠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피부과와 정형외과도 지난해 2차례의 모집만으로 목표 인원을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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