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초저출산 방치하면 2050년 ‘마이너스’ 성장률… 도시집중도 낮추고 청년고용·혼외출산 늘려야”

이의현 기자 2023-12-03 15:24:11

세계 최저 출산율을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2050년 경에는 우리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하고 인구도 2070년 경이면 4000만 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은 청년층이 느끼는 경쟁·고용·주거·양육 불안 때문인 만큼, 앞으로 도시인구 집중도나 주택가격, 청년고용률 등 출산 기피 지표들을 OECD 평균 수준에 맞춰야 출산율이 최대 0.845 명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3일 발표한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영향·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 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이며 특히 출산율 하락 속도는 가장 빨라 1960∼2021년 합계출산율 감소율이 86.4%(5.95→0.81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은은 현재 추세라면 우리나라는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3%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46년에는 일본을 넘어 OECD 회원국 중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정책 대응이 없이 이대로 지낸다면 2070년에는 90%의 확률로 연 1% 이상의 인구 감소가 나타나고, 같은 확률로 총인구도 400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저출산의 핵심 원인으로 청년층이 느끼는 사회적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 불안을 지목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15∼29세 고용률은 2022년 기준 46.6%로 OECD 평균인 54.6%를 현저하게 밑돈다. 25∼39세 고용률 역시 75.3%로 OECD 평균인 87.4를 크게 밑돈다.

청년 일자리의 질도 갈수록 나빠지며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15∼29세 임금금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2003년 31.8%에서 2022년 41.4%로 9.6%로 크게 뛰었다. 취업자의 결혼의향 비율도 49.4%로 비취업자(38.4%)를 웃돌았지만, 비정규직(36.6%)의 경우 오히려 비취업자보다도 결혼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불안한 여건은 여전했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출산 여건이 OECD 34개국 평균 수준으로 개선될 경우 합계출산율이 얼마나 높아질 수 있을지도 분석한 결과, 6개 지표가 모두 개선되어야 합계출산율이 최대 0.845 명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 2019년 기준 지표를 기준으로 한국의 도시인구집중도(431.9%)가 OECD 평균(95.3%)까지 떨어지면 합계출산율이 0.414 명 상승하고, 청년 고용률이 OECD 평균인 66.6%까지 올라도 0.119 명의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혼외출산비중이나 육아휴직 실이용기간, 가족 관련 정부 지출, 실질 주택가격지수가 모두 OECD 평균 수준으로 조정되면 출산율이 각 0.159 명, 0.096 명, 0.055 명, 0.002 명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하향 안정, 수도권 집중 완화, 교육과정 경쟁 압력 완화 등의 ‘구조 정책’이 가장 중요한 저출산 대책”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정책 노력으로 출산율을 약 0.2 명만 올려도 우리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에 평균 0.1%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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