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취업자 2%인 ‘N잡러’, 남들보다 더 일해도 소득은 더 적어

이의현 기자 2024-01-07 12:26:15
자료=한국노동연구원

국내 전체 취업자 가운데 2% 가량이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은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하지만 실제 시간당 소득은 더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이 7일 발표한 ‘복수 일자리 종사자의 현황 및 특징’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일자리를 가진 취업자가 2018년 1.9%, 2019년 2.1%, 2020∼2022년 2.0%인 ‘N잡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고령층이 두드러졌다. 5년 사이에 여성 N잡러는 40.7%에서 46.1%로 늘었고,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41.9%에서 49.6%로 늘었다. 학력별로는 고졸이 35.9%로 가장 많고, 한 집의 가장인 가구주 비중이 68.5%였다.

자영업자가 42.8%로 가장 많아 최근의 극심한 자영업 불황 현실을 보여 주었다. 이어 상용직(21.1%), 임시직(19.6%) 순이었다. 두 번째 일자리로 택한 것도 자영업(46.5%)이 가장 많았고, 임시직(21.1%)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두 번째 일자리의 경우 전문적 기술이 요구되지 않는 직종과 산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N잡러들이 주업으로 버는 월평균 소득은 2022년 기준으로 186만 1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단독 일자리 종사자의 273만 7000에 비해 68% 수준이다. 근로시간 역시 주 평균 30.1시간으로, 단독 일자리 종사자의 40.2시간에 크게 못 미쳤다. 결국 N잡러가 된 배경이 어려운 경제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들의 주업과 부업을 합친 근로시간은 주 평균 54.6시간으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상란선인 주 52시간보다 많았다. 부업을 하지 않는 근로자에 비해선 14시간 이상이나 긴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들 N잡러의 주업과 부업을 합친 월 평균 소득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 평균 294만 7000원을 받아 단독 일자리 종사자보다 월 21만 원 정도 많았으나, 시간당 소득을 기준하면 N잡러는 1만 3000원에 그쳐 단독 일자리 종사자 1만 6000원보다 적었다.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 가입률도 N잡러들이 더 낮았다. 

신선옥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N잡러들의 주된 일자리나 두 번째 일자리 모두 근로 여건이 좋지 못하고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의 노동 이동 특성 등을 분석하고 적절한 안전망 사각지대 보완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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