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성공 CEO에게서 배운다] ④ ‘아마존’ 제프 베조스

조진래 기자 2023-04-27 14:22:06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온라인 책방에서 시작해 이제는 항공우주회사 블루 오리진과 유력 언론사 워싱턴 포스트, 그리고 사회공헌재단 ‘베조스 데이원 펀드’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창업가다. 그는 자서전에서 자신이 어떻게 아마존을 만들고 키웠는지, 어떤 경영철학으로 기업을 이끌어 왔는지, 앞으로 그의 새로운 도전은 무엇이 될 것인가에 관해 밝혔다. 그를 설명하는 표현 가운데 그의 자서전 제목인 ‘발명과 방황’처럼 딱 들어맞는 것도 없어 보인다. 많은 발명과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른 한편으로 ‘실패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그래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더 없이 소중한 교훈을 줄 수 있는 경영자다.


◇ 이른 좌절과 실패. 그러나 새로운 도전
베조스는 어려서부터 이론물리학자가 되고 싶어 했다. 성적도 우수해 미국 명문대학 프린스턴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도 물리학 우등과정에 들어가는 등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그는 곧 큰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아시아의 변방 스리랑카에서 온 요산타라는 친구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천재 소리를 듣던 베조스가 며칠을 끙끙 앓던 수학문제를 암산으로 단번에 풀어냈다. 

베조스는 그 때 이론물리학자가 되려던 자신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인지 깨닫고 인생의 방향을 틀게 된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의 꿈을 접고 곧바로 전기공학과 컴퓨터공학으로 바꿔 타기를 한 것이다. 매우 중했을 전공 전환을 그는 일고의 고민도 없이 즉시 이행했다. 그는 “틀리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늘 강조한다. 

그는 늘 “기꺼이 실패를 감수하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실패 후의 ‘민첩함’이라고 강조한다. 민첩함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그는 의사결정의 속도, 다음으로 기꺼이 실험적인 태도를 들었다.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기꺼이 실패해야 한다는 것이다. “큰 성공은 수많은 실패를 만회한다”고도 얘기했다. “아마존이 유난히 두드러지는 영역이 있다면 그것은 실패”라며 아마존 직원들은 마음껏 실패하고 있다고 자랑 한다. 아마존 웹 서비스와 마켓플레이스, 프라임도 아마존의 그런 실패 극복 스토리에서 나왔다. 

베조스는 “실험과 실수와 실패가 아마존을 만들었다”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2019년 11월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초상화미술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 삶은 거대하게 이어진 실수들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제가 해낸 모든 흥미로운 일들, 제가 해낸 모든 중요한 일들, 제가 해낸 모든 가치있는 일들은 수많은 실험과 실수와 실패를 거쳐서 나온 것입니다.”

◇ ‘원 데이’ 정신을 잊지 않는다
베조스는 늘 직원들에게 “매일 매일이 아마존의 첫 번째 날일 것처럼 일하라”고 주문한다. 그는 “두 번째 날은 정체의 날”이라고 단언한다. 발명에 성공할 때 마다 그들은 다시 첫 번째 날로 돌아간다. 그리고 또 다른 발명을 찾아 나선다. 저자는 “두 번째 날이 곧 죽음이 되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세상에서, 재발명이야 말로 생존을 위한 열쇠”라고 강조한다. “아이디어는 생존의 과제”라는 그의 지론은 아마존의 생존 철학이 되었다.

그는 직원들에게 “엔지니어처럼 사고하라”고 얘기한다. 무언가를 창조하고 개발하는 문화를 뒷받침하는 ‘엔지니어 사고방식’이 발명과 혁신을 가능케 한다고 강조한다. “CEO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는 ‘비전가(visionary)’라는 말”이라며 그는 직원들이 다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비전을 제기하고 현실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주력해 왔다. 그래서 아마존에서는 누구든 ‘발명’을 하도록 독려받는다. 아마존 안에서는 ‘발명’이 곧 ‘습관’이다. 발명을 하든가 아니면 떠나야 한다. 

조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아마존의 내부 모토가 ‘열심히 일하세요, 즐거운 시간을 보내세요, 그리고 역사를 만드세요(Work hard, Have fun, and Make history)’이다. 베조스는 초기에 ‘아마존닷컴’이 아니라 ‘아마존닷밤(Amazon.bomb)’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그러면서도 ‘지금이 인터넷의 첫 날’이라는 정신을 놓치지 않았다. 아마존 사람들에게는 오늘도 여전히 ‘첫 날’이다.


◇ 빠른 혁신만이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다 
베조스가 크고 작은 성공 후에 미래 핵심사업으로 아마존 웹서비스(AWS)를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는 수 많은 시행착오와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뚝심 있게 몰아붙여 AWS를 내놓았다. 그리고 무려 7년 동안 경쟁업체 없이 시장을 평정했다. 스스로도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큰 행운이자 믿기 힘든 일”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베조스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명하면 보통 2년 뒤 쯤이면 경쟁자가 나타나는데, 그 기간 동안 선도업체로 유리한 위치를 누릴 수 있지만 누구도 7년이나 그런 입지를 차지하진 못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AWS팀이 시장의 큰 변화를 감지하고 대단히 빠른 혁신을 이루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혁신적 발명’은 아마존의 제2의 천성이다. 베조스는 “급진적이고 변혁적인 발명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창의력과 꿈을 펼칠 힘을 선사하곤 한다”고 말한다. 아마존이 만든 강력하고 혁신적인 대규모 셀프 서비스 플랫폼들은 이른바 ‘제로섬’ 게임이 아니기에 개발자와 고객 작가 독자 모두에게 원-윈인 상황을 만들면서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그는 “발명은 아마존에게 제2의 천성이 될 것이며, 아마존의 혁신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여전히 자신한다.

◇ “본능을 믿되 늘 3년 앞을 내다봐라, 그리고 스스로 결정에 책임을 져라”
베조스는 늘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마음과 직관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능을 믿으라는 것이다. 또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마음이 있어야 무슨 일이든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그러면서 “어떤 결정이든 2,3년 앞을 미리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2~3년 앞을 생각한다면 매일 100개의 결정을 하기 보다, 하루에 세 개의 좋은 결정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 들은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한 질 좋은 결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의 결정에 스스로 책임을 질 것도 강조한다. 임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 가운데 “우리는 우리가 한 선택의 결과”라는 말이 있다. 자신만의 멋진 스토리를 만들어 가라는 의미와 함께 자신이 결정한 것을 끝까지 관철하고 만들어내는 끈기를 주문한 것이다.

베조스는 “(의사)결정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말한다. 먼저, 되돌릴 수 없는 매우 중대한 결정이다. 일방향의 이런 결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주의 깊게 내려야 한다고 그는 조언한다. 자신도 아마존에서 종종 가장 느린 최고책임자 역할을 하곤 한다고 전한다. 그 밖의 결정은 모두 양방향의 결정이다. 베조스는 무언가를 결정할 때 ‘이 결정이 일방향 문인가, 아니면 양방향 문인가’ 라는 질문을 먼저 스스로에게 던지라고 말한다. 양방향 문이라면 소규모 팀이나 고위 결정자 개인이 결정해야 하지만, 일방향 문이라면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 “고객에게서 ‘세상에’라는 말이 나오게 하라” 
베조스는 아마존의 목표를 애당초 ‘고객이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했다. 아마존을 세상에서 가장 고객중심적인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금도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 두려움 때문에 눈을 떠야 한다. 그 두려움은 ‘경쟁’이 아닌 ‘고객’에 대한 두려움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들의 입에서 “세상에”라는 감탄사가 나오도록 하라는 주문이다. 

무인 점포인 아마존 고(Amazon Go)가 그런 노력의 결과물 중의 하나이다. 그가 겨냥한 것은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이었다. 계산대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 행렬을 해결하자는 생각에서 고객의 시각에서 출발했다. 당초 개장 시기를 늦추면서까지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투입했고 거기에 들어가는 자금을 아끼지 않았다. 

◇ 인수 대상 기업의 경영자를 잘 파악하라
창업 후 성공을 거둬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날이 올 수 있다. 수 많은 기업을 인수한 경험을 가진 베조스는 그 때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은 그 회사를 설립한 기업가를 만나 그의 경영철학을 따져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베조스의 용어대로라면 그가 ‘선교사’인지 ‘용병’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용병’은 자기 회사 주식 가격을 올리려 애쓰는 사람이고 ‘선교사’는 자기 제품이나 서비스에 애정을 갖고 고객들을 아끼며 훌륭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베조스는 말한다. 일반의 예상과 달리 더 많은 돈을 버는 쪽이 선교사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는 직원을 채용할 때도 ‘사명’을 중시하는 선교사형을 찾아 일을 맡길 것을 당부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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