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가이드] 4050세대 ‘과로’에 발목 잡히기 말아야

조진래 기자 2023-05-01 19:39:52
건강 100세를 준비하려면 4050 세대부터 ‘과로’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과로’란 충분한 휴식이 부족할 때 생긴다. 피로가 누적되어 식욕부진에 생산성 저하를 부른다. ‘급성과로’는 4050 때 특히 조심해야 할 질환이다. 뇌심혈관계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이다. ‘만성과로’ 역시 건강 100세에 큰 걸림돌이다. 

◇ 과로의 원인부터 차단해야
과로는 심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로가 쌓이면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두통과 현기증, 메스꺼움이 있다. 시야가 흐려지기도 하고 때에 따라선 허리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누구나 이런 증상을 느끼지만, 문제는 그런 상황에서 대부분 간과하고 돌보지 않다가 만성 피로에 까지 이른다는 점이다.

과로의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과도한 근로시간이 크지만 여타 원인들도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좋다. 비만과 흡연 등도 그 가운데 대표적인 원인이다. 또 현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3대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오래 앉아있기’도 과로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습관이다.. 이런 원인들을 평소에 잘 다스리지 못하면 심장 발작을 비롯한 심혈관계질환이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과로’인 줄 모르고 일하는 현대인들
과로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없다. 법으로도 과로사가 인정되기는 하지만 기준과 정의가 분명치 않다. 뇌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를 과로사로 인정해 대충의 추정치를 언급할 정도다. 현재 뇌심혈관질환 가운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건수는 최근 5년간 약 72%가 증가했다. 공식적인 승인률은 40%를 약간 넘지만,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 등을 포함하면 실제 과로에 따른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과로로 인한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문제는 본인이 현재 과로 상태인지 잘 모르고 있다가 피로가 누적되어 뒤늦게 힘든 상황에 직면한다는 점이다. 의학계에서는 주당 40시간 근무자보다 주당 55시간 이상 근무자가 심장질환이나 사망위험이 2배 더 높다고 본다. 특히 40대 이후 과로에 노출되는 경우가 잦다며 각별한 주의를 권고한다.

◇ 과로에 따른 재해를 보상받으려면 
일본은 과로사나 과로자살을 공식화하고 관련 대책을 법제화하고 있다. 뇌심혈관질환의 경우 사망 전 2~6개월 동안 매달 평균 초과근무가 80시간 이상이면 과로사와 산업재해로 판정한다. 발병 혹은 사망 전 약 6개월 동안의 업무 부하 정도(심리적 부담 포함)가 강·중·약 중  ‘강’으로 평가되어도 산업재해가 인정된다. 일본은 특히 과로로 인한 ‘정신장애’나 ‘자살’을 노동시간의 ‘양’보다 더 무거운 원인으로 파악한다. 이에 국가에 대해 과로사를 줄일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업무에 의한 심리적 부담’을 정량화할 방법이 없다며 재해 인정에 인색한 상황이다. 다만, 고용노동부 고시를 통해 ‘3개월 동안 주당 노동시간이 60시간 이상이면’ 과로사의 업무 관련성이 큰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52시간을 넘겨 업무 부담 가중요인이 있다고 판단되면 업무관련성이 ‘증가’한 것으로 본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유난히 과로사를 ‘산재법’으로 보상받기가 어렵다. 업무와 관련한 사망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제한적이나마 과로로 인한 자살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도 한다. 대법원은 2017년에 ‘내성적 성격이 자살을 결심한 중대한 이유인 경우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산재법 시행령에도 ‘정상적인 인식능력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인 경우 인정하고 있다. 


◇ ‘과로재해’를 줄이는 전방위 노력 절실
과로에 따른 각종 재해를 줄이려면 노동시간 단축이 가장 빠른 길이다. 피로가 누적되는 장시간 노동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중간 중간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직장에서 위 아래 눈치 보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4050 세대들에게 적당한 휴식은 필수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가능하면 집으로 일을 가지고 오지 않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야간 근로를 단축할 필요가 크다. 부족한 수면이 사실은 가장 결정적인 과로의 원인일 수 있다. 이에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은 “똑같은 일이라도 낮에 하는 것보다 밤에 하면 아무래도 정신적·신체적 부담이 더 할 수 밖에 없다”며 “야간근무가 불가피하다면 적절한 교대근무 환경부터 만들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과주의에 매몰된 기업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이 산업안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정부 역시 근로기준법에 정한 노동시간 규제가 제대로 준수되는데 작업장마다 철저히 단속할 필요가 있다. 과로사 줄이기 노력을 스스로 시행하고 소규모 사업장이 ‘규제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진래·이의현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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