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생활 속 건강’] 대장암 검사 및 예방법

조진래 기자 2023-06-15 08:50:56

5년에서 10년은 되어야 ‘본색’을 드러내는 암, 유전적 요소도 있고 특히 45세 이후 급증하는 암, 그래서 치료가 어려운 암. 바로 대장암이다. 잘못된 식습관과 흡연, 음주 증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연세 세브란스병원의 김태일 교수(소화기내과)는 조금만 신경 쓰면 대장암의 징조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3년 6월 호에 실린 김태일 교수의 인터뷰를 재구성해 본다.

- 대장암의 발생 요인으로는 어떤 것 들이 있나.
“크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있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산발성 대장암이지만 약 15-30%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 가운데 10~25%는 가족력 등 유전적 경향을 보이는 가족성 대장암, 나머지 2~5%는 원인 유전자가 알려진 유전성 대장암에 해당한다. 많은  경우 대장암은 나쁜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한다. 서양식 식습관과 비만, 운동 부족, 흡연, 음주 등이 영향을 미친다.

- 어떤 사람이 대장암 고위험군인가.
“아무래도 신체활동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발생 위험이 낮다. 섬유질이 적은 곡류와 붉은색 고기, 동물성 지방,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은 대장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반대로 채소와 과일, 전곡, 생선, 우유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비만하면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높다. 과음과 흡연은 대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인자이다. 꾸준히 운동하고, 비만도를 낮추고, 과음을 피하고 금연하며, 식이 조절을 하는 등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대장암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요즘은 건강검진이 보편화되어 있다. 검진만으로도 발병 가능성을 찾을 수 있나.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검진을 병행하면 대장암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은 45세부터 발생률이 증가한다. 따라서 45~80세 성인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대장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81세 이상의 고령자들은 대체로 검진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 이런 경우 의사와 상담 후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좀 더 일찍 대장암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 대장암 검진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나.
“대장암에는  소량의 대변을 채취해 피가 섞여 있는지 살펴보는 ‘분변잠혈반응검사’와 ‘대장내시경검사’가 있다. 가족력이나 특별한 이상이 없는 성인이라면 1년 마다 분변잠혈반응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국가건강검진에서는 분변잠혈반응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이 검사법은 매년 반복적으로 시행하면 검진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검사의 ‘위음성률’이 높아 대장암을 놓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내시경검사는 대장 안을 직접 볼 수 있어 정확하지만, 장 청소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 대장내시경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얘기인가.
“대장내시경은 매우 드물지만 장천공이나 출혈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대장암 검진 방법 중 진단 민감도가 가장 높다. 검사 도중 조직검사와 폴립 절제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크다. 대장내시경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면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5-10년 후에 다음 검사를 받으면 된다. 폴립 소견이 있으면 담당 의사의 권고에 따라 다음 검사 시기를 결정하면 된다.”

-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 발병 위험이 얼마나 높나.
“부모나 형제자매, 자녀 등 직계가족 중 대장암 병력자가 1명이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약 1.5배 증가하고, 2명 이상이면 2.5배 가량 증가한다. 조부모나 삼촌, 고모, 외삼촌, 이모, 조카, 손자, 조부모 형제 등 친척 가운데 대장암 병력이 있으면 본인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약 1.3배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족 중 60세 이전에 대장암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다면 발생 위험이 2배 가량 증가하며, 60세 이후에 진단받은 사람이 있으면 약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가족력이 있다면 언제 내시경검사를 받는 것이 좋나.
“가족 중에 대장 샘종(선종성 폴립)과 진행성 샘종이 있으면 대장암 발생률이 1.4-1.7배 정도 증가하고, 특히 가족이 60세 이전에 샘종을 진단받았다면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본인의 직계가족 가운데 60세 미만에 대장암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진단 당시 나이보다 10년 일찍 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하거나 40세부터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

- 젊은 나이에 대장암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지 않나.
“가족들 가운데 50세 미만의 젊은 나이에 대장암이나 다른 소화기암, 부인암 등 여러 암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또는 본인이나 가족 중에 대장 폴립이 수십 개 이상 있는 경우에는 유전성 대장암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임상적으로 유전성 대장암이 의심될 때는 유전자검사로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환자 개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유전상담을 비롯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유전성 대장암을 진단받은 환자와 가족은 정기검진을 받아 관련 암의 발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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