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 올리면 내년 일자리 최소 20만 개 줄어

이의현 기자 2023-06-26 08:42:12

노동계 요구대로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6.9% 올라갈 경우 일자리가 최소 20만 개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보다 3.95% 올려 1만 원으로 인상해도 일자리 수는 최소 3만 개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해 최근 잇달아 만남으 갖고 있지만 경영계와 노동계의 인상 제시 폭이 너무 차이가 큰 상황에서 상당한 파열음이 예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작성한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복지패널의 2017∼2021년 가구원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고용 탄력성을 산출해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추정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시간 당 9620원인 최저임금이 내년에 1만 원으로 올해보다 3.95% 오를 경우 최소 2만 8000개에서 최대 6만 9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5년간(2018년~2022년)의 평균 신규 일자리 수인 31만 4000개의 8.9%∼22.0%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을 1만 2210원으로 26.9% 인상 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을 계산하면, 일자리 감소 수는 최소 19만 4000개에서 최대 47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청년층과 저소득층, 소규모사업장 등 근로취약계층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영세기업들은 극심한 경기침체로 판매감소와 재고증가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최저임금이 추가로 인상될 경우 경영난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인상되면 청년층(15∼29세)에서 일자리가 1만 5000∼1만 8000개 줄어들 것으로 계산했다. 올해 노동계 요구안 대로 올릴 경우에는 10만 1000∼12만 5000개로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 2분위 기준 저소득층의 일자리는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될 경우 최소 2만 5000개에서 최대 2만 9000개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동계 요구안대로 따르면 20만 7000∼24만 7000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인 이하 소규모사업장은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인상 시 최대 2만 9000개, 노동계 요구안 수용 시 최대 19만 6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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