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반년 만에 2%대 소비자물가’… 서민들 고물가 부담 덜어질까

이의현 기자 2024-02-02 10:19:16
사진=연합뉴스

반 년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 앉았다. 서민들이 고물가 부담에서 드디어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8% 상승했다. 지난해 7월 2.4% 이후 줄곳 3%대 중후반의 고공행진을 벌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 해 11월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 기대를 갖게 한다. 다만, 계절적 요인 등이 겹쳐 신선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데다, 석유류의 큰 폭 하락 덕분에 이뤄진 소비자물가 하락세라 본격적인 물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 석유류 가격 하락이 만든 허상?
1월 서민 물가 하락을 견인한 것은 단연 석유류였다. 1년 전에 비해 무려 5.0%나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나 떨어뜨리는 효과를 냈다. 국제유가 하락 덕분에 국내 유가가 안정되면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률을 억제했다. 한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가 주춤한 것은 향후 불안 요인이다.

여기에 정부의 에너지 가격 동결 방침에 따라 전기료 인상이 미뤄진데다,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 폭이 둔화되면서 1월 전체 물가 상승률 둔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에 농산물은 지난 해 12월 15.7%에 이어 1월에도 15.4%나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을 0.59%p나 끌어올렸다. 석유류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1월 역시 3%대 중후반의 물가상승률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외식 물가 역시 전체 물가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3% 올라 상승폭은 확연히 둔화되는 추세를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0.60%포인트의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 근원물가 역시 같은 흐름 보여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나타내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역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상승에 그쳤다. 2021년 11월의 2.4% 이후 2년 여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역시 2.5% 오르는데 그쳐, 지난 2021년 12월(2.2%) 이후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가 3.4% 상승한 것이 최근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나마 지난해 10월 4.5% 이후 꾸준히 둔화하는 모습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역시 관건은 과일과 채소다. 작황 부진에 계절적 요인이 맞물려 신선식품지수가 14.4%나 올랐다. 과실은 설 특수와 맞물려 무려 28.5%나 뛰었다. 설 전까지는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 채소도 8.9% 올라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 정부는 2∼3월 중 다시 3%대 상승 예상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의 물가 동향과 관련해 “지표상 경기회복 흐름이 꾸준히 이어지고는 있지만, 부문별 온도차가 커 아직은 ‘체감할 수 있는 회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부총리는 계속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면서도, 최근 중동발 악재에 국제유가가 80달러 대로 다시 상승하고 있어 2월과 3월에는 소비자물가가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적인 큰 폭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는 다각적인 물가 안정 방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설 수요가 늘고 있는 사과 배 등은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 100억원을 추가 투입해 보완하고 계약재배 물량도 8000t을 확보해 수급 안정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물가 모니터링을 통해 성수품 공급을 적기에  늘리고, 다양한 할인 지원 정책 등을 통해  16개 설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전년 수준 이하로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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